이달 LS로 편입된 지 1년을 맞은 전력선 제조업체 중국 홍치전기는 최근 공장 리노베이션(개보수)이 한창이다.
공장 내에선 초고압 생산라인이 증설되고 있고 특수 판매팀이 신설돼 영업력이 배가됐다.
5일 LS전선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510억원을 기록한 홍치전기는 LS홍치전선으로 사명을 바꾼 올해 매출 1000억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LS그룹은 올해부터 이 업체를 통해 세계 전력 케이블 시장의 24%를 차지하는 중국 시장을 본격 공략한다.
지난해 9월 1일 LS산전에 편입된 LS메카피온(옛 메트로닉스)은 최근 월평균 실적이 2배 이상 늘어났을 정도로 매출 신장세가 눈에 띈다. LS메카피온은 로봇을 구동하는 주요 부품이자 공장자동화 분야의 핵심인 서보(Servo) 시스템을 생산하고 있다.
공장자동화 업계 관계자는 "로봇 분야에서 핵심 기술을 보유한 메트로닉스가 LS산전의 영업망을 공유하며 날개를 달았다"며 "인버터, PLC 등을 생산하는 LS산전과의 시너지 효과도 높다"고 전했다.
LS가 최근 2년 동안 성사시킨 스몰 M&A는 12건이다. 여기에 투입된 금액은 1조1071억원으로 한 건당 1000억원에도 미치지 않는다. 지난해 알짜 기업 LS홍치전선과 LS메카피온을 잡는 데 투자한 금액도 각각 200억원, 88억원에 불과하다.
금융위기 시기에 집중됐던 LS그룹의 `스몰 M&A` 전략이 1년째를 맞아 각광받고 있다.
`LS식 스몰딜`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M&A 시장에서 자체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저평가된 기업들을 인수하는 것이다.
손종호 LS전선 사장은 "앞으로도 내부 사업경쟁력 강화, 전략 시장에서 스몰 M&A, 기존 사업의 보완과 확장 등을 통해 해외 진출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S는 이러한 전략으로 2003년 LS전선ㆍLS산전ㆍLS니꼬동제련 등 7개 회사에서 현재 45개 계열사로 규모를 키웠다.
LS그룹의 고위 관계자는 "최근 M&A는 빠진 치아를 채우듯 LS의 핵심 사업 시너지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새로운 시장 진출에 적합한 원천 기술을 갖춘 기업들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LS의 스몰 M&A가 결과적으로 리스크는 줄이면서 효과는 극대화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조 단위의 거액을 투자해야 하는 대형 M&A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금 조달이 쉽고 실패해도 사업 리스크가 작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금융위기가 기회라는 공감대는 있지만 실행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LS가 소규모 M&A라는 타협안을 내놨고 이것이 효과를 보고 있다"고 전했다.
LS전선은 JS전선(옛 진로산업), 미국 슈피리어에식스(SPSX), 중국 홍치전기 등을 연달아 인수하며 케이블 사업을 강화했다. 최근에는 이들 업체 사이에 중복이 없도록 수출처와 제품군에 대한 `교통정리`도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LS산전은 올 들어 초고압 차단기ㆍ배전반 업체인 호개전기를 56억원에 인수하는 등 스몰 M&A의 주체로 부각되고 있다.
특히 이러한 M&A를 통해 RFID(무선인식), 전력용 반도체 모듈ㆍ전기자동차용 전장부품 등의 신사업 비중을 현재 1% 미만에서 2015년에는 30% 이상 끌어올릴 계획이다.
지난해 6월에는 독일 반도체회사 인피니온 테크놀로지스와 LS파워세미텍을 설립해 전력용 반도체사업을 강화하기도 했다.
LS산전은 앞으로 전기자동차와 스마트그리드, 그린빌딩 등 차세대 그린비즈니스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LS엠트론도 2008년 대성전기 인수와 향후 투자를 통해 전기차 부품 사업을 본격화한다.
LS니꼬동제련은 리싸이텍코리아를 인수하는 등 자원재생사업을 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구자홍 LS 회장은 "향후 스몰 M&A는 그린비즈니스 등 신사업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