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노조원 "노조전임자 70명 너무 많다…상급 단체 납부금도 줄여라"

조합비 인상 반발

"노조비 인상에 대한 현장 노조원들의 반발이 거세다. 5~6일 열리는 대의원대회에서 노조비 인상이 결정될지 지금으로선 예측하기 어렵다. 조합원총회에서 이 문제를 결정할 것을 주장하는 노조원들도 있다. "

금속노조 기아자동차 지부의 송상호 부지부장은 4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노조비 인상에 대한 조합원들의 정서를 이같이 표현했다. 한마디로 현장조합원들의 반발이 거세 노조비 2% 결정이 쉽지 않다는 얘기다.

타임오프(유급근로시간면제)제도가 도입됐을 때 실리를 생각하는 조합원들이 많아 무급 전임자가 줄어들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무급 전임자가 많으면 조합원들이 납부하는 노조비도 많아져 이를 줄이자는 요구가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조합원들 입장에선 전임자를 줄여서라도 노조비는 적어야 한다는 게 대체적인 정서다. 현재 기아차에는 노조법에 규정된 타임오프 적용 대상자 21명과 무급 전임자 70명 등 전임자가 모두 91명이다. 지금까지 회사에서 임금을 받던 전임자 204명에 비하면 절반 이상 줄어든 셈이다.

하지만 노조원들은 자기 주머니에서 무급 전임자 70명에 대한 임금을 내게 되자 집행부와 갈등을 빚게 됐다. 노조경영 합리화를 우선 단행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다.

기아차 노조원들은 당장 타임오프제도로 어느 정도의 노조비 인상은 감수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적지 않다. 하지만 1인당 1만4000원(0.8%포인트)의 인상폭은 너무 크다는 반응이 주류다.

노조원들은 특히 금속노조에 내던 연간 35억원의 납부금을 대폭 줄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비를 인상해야 하는 마당에 금속노조에 그렇게 많은 돈을 납부할 필요가 있느냐는 불만들이다. 현장 조합원들의 이러한 불만들을 감안할 때 노조가 제시한 노조비 2% 결정은 대의원대회 또는 조합원총회를 통과하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지금까지 전임자 임금 문제를 둘러싸고 정부 및 사용자와 줄다리기를 하던 노동계는 이제 조합원들의 실리주의와 또다시 힘든 싸움을 벌이게 됐다. 노동부 관계자는 "타임오프제도는 현장 노조원들의 실리와 맞물리면서 전임자 수를 크게 줄이는 효과가 있어 우리나라 노사안정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