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원들과 남산 걷기 > 구자균 LS산전 부회장(가운데)이 올해 입사한 신입 및 경력사원 100여명과 함께 서울 남산 산책로를 걷고 있다. /LS산전 제공

'지금까지 한 인수 · 합병(M&A)은 맛보기에 불과하다. '

지난 23일 오전 8시40분 서울 남산야외식물원 앞 공터.구자균 LS산전 부회장이 허리를 구부려 운동화끈을 질끈 잡아맸다. 올해 입사한 신입 및 경력사원 100여 명과 남산 순환로 산책길을 걷기 위해서였다. 3시간에 걸친 걷기 행사와 인근 음식점에서 열린 막걸리 뒤풀이까지 동행하며 구 부회장의 경영 구상과 새로운 도전을 들어봤다.

'스몰 M&A 많이 한다고 욕심 많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나요?' 구 부회장이 기자에게 대뜸 물었다. 스몰 M&A는 중소기업 인수를 뜻하는 말로 구 부회장은 2008년 LS산전 대표이사에 오른 뒤 줄기차게 이를 강조해 왔다.

전력선통신(PLC)업체인 플레넷,자동화시스템 업체인 메트로닉스(현 LS메카피온)를 사들였고 독일 반도체회사인 인피니언과 합작해 전력용반도체 모듈 회사 LS파워세미텍을 세웠다. 런던 오페라하우스 등의 빌딩시스템을 구축한 스위스 사우타와 손잡고 LS사우타를 설립,친환경 빌딩 솔루션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시장에선 이런 그의 행보를 놓고 '과도한 사업확장이 아니냐'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구 부회장은 이에 대해 '내가 할 일은 신사업 확보'라며 '오너로서 당연한 일 아니겠느냐'고 잘라 말했다. 구평회 E1 명예회장의 3남으로 구자열 LS전선 회장과 구자용 E1 부회장과 함께 2003년 LG가(家)에서 독립한 LS를 '형제경영'으로 이끌며 자신의 소임을 '신사업'으로 정했다는 얘기였다. 그는 '씨앗을 10개 뿌려 6,7개가 싹을 틔워내도록 하면 내 할일은 다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업에 관련이 없는 딜은 하지 않는다는 것이 LS의 철학'이라며 '그런 차원에서 내년께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대형 M&A를 하고 해외 연구 · 개발(R&D)센터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산을 걸으면서 구 부회장은 지난 6월 미국 자동차 회사인 GM의 1차 협력사로 선정된 뒷이야기도 풀어냈다. '직접 GM에 찾아가 '자동차에 대해선 모른다. 다만 전기산업과 관련해선 40여년간의 축적된 경험이 있다'고 했더니 GM에서 전기차용 부품을 같이 해보자고 하더라'고 소개했다. 그는 '전기자동차용 부품과 충전사업 등으로 LS산전의 새로운 전기를 일굴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