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重 희망퇴직 신청 80명 그쳐

사측 "조만간 정리해고 돌입"..갈등 고조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을 추진해 노조와 갈등을 빚고 있는 한진중공업이 3차례 희망퇴직 접수를 마감한 결과 80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진중공업은 11일 "7일부터 접수한 3차 희망퇴직을 이날 오후 5시 마감한 결과 31명이 희망퇴직 신청서를 냈다"고 밝혔다.

사측은 지난해 12월15일 노조에 정리해고 통보를 한 뒤 2차례 희망퇴직을 실시, 49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했었다.

이로써 사측의 정리해고 방침에 따라 희망퇴직을 신청한 생산직 직원은 모두 80명이 됐다.

사측은 희망퇴직 신청자 수가 기대치보다 낮아 고민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당초 '15개월어치 통상임금'이었던 위로금을 '22개월어치 통상임금'으로 상향 조정해 마지막 희망퇴직을 받았기 때문에 많은 직원들이 희망퇴직 신청을 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결과는 기대치에 훨씬 못미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사측은 조만간 정리해고 절차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나 희망퇴직 신청인원이 적어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정리해고 규모는 당초 목표치인 400명에서 희망퇴직 신청인원(80명)과 정년퇴직자(28명)를 뺀 292명이 됐다.

사측은 정리해고 돌입 시기가 결정되는 대로 부산고용노동청에 정리해고 계획신고서를 내고 정리해고 대상자를 정해 해고예고 통보할 예정이다.

해고인원이 확정되면 정리해고 계획신고서를 낸 날로부터 30일이 되는 날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를 단행할 예정이어서 노사갈등이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노조 측은 "회사가 위로금을 올렸는데도 희망퇴직 신청인원이 적은 것은 사측이 추진하고 있는 정리해고가 명분이 없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라며 "조합원들과 똘똘 뭉쳐 정리해고가 철회되는 순간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노조는 이날 오전 부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이 영도조선소를 폐쇄하려는 것이 아니라면 당장 정리해고 계획을 철회하고 수주를 재개해 영도조선소를 재개하면 된다"며 "사측이 정리해고 절차에 돌입하면 파국만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는 이날 오후 5시부터 김진숙 지도위원이 고공시위를 벌이고 있는 영도조선소 내 85 크레인 밑에서 무기한 천막농성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