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병원의 통합노조를 인정할 수 없다. 이사장님 취지에 반하는 노조는 척결할 것이다. 노조가 어떻게 나오든 병원은 강하게 대처할 것이다.” (2010년 2월25일, 취임식 발언)

“노조는 기업의 발전을 무시하고 기업이 망하든 말든 조합원의 임금만 챙겨온 결과입니다.” (2010년 6월5일, 강당 발언)

서울중앙지법 민사42부(한규현 부장판사)는 ㅅ대 병원 노조가 공개석상에서 통합노조를 부인하는 취지의 발언을 한 의료원장 정모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24일 밝혔다. 이와 함께 정씨는 노조와 위원장 최모씨에게 각각 200만원을 지급할 것을 결정했다.

2008년 10월 ㅅ대 병원 산하 병원이 모두 같은 법인 소속으로 통합됐다. 그러자 이듬해 2월 노조는 대의원대회를 열고 통합노조를 출범을 논의하는 한편 최씨를 위원장으로 추대, 조합원 동의를 받아 10월에 ㅅ대 중앙의료원 노조(통합노조)가 정식으로 설립됐다.

그러나 지난해 2월 중앙의료원 원장으로 취임한 정씨는 통합노조를 부인하는 발언을 일삼았다. 그는 같은해 4월 강원도 횡성에서 열린 중앙의료원 관리자 워크숍에서 “대의원 몇 명으로 통합위원장이 되고, 개인의 이익을 위해 의료원 조직을 잘못되게 했다”며 노조와 위원장을 강력히 비판했다. 이같은 일은 병원 공식석상에서 수차례 더 반복됐다.

재판부는 “사용자가 연설, 사내방송, 게시문, 서한 등을 통해 의견을 표명할 수 있는 언론의 자유를 갖고 있지만 노조 조직이나 운영을 지배하거나 개입하는 의사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노조법에서 정한 부당노동행위가 성립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이 사건 발언은 발언 주체·장소·대상 및 내용 등에 비춰볼 때 통합된 노조를 부인하는 태도를 명백히 한다”며 “동시에 통합노조 활동이 계속되면 조합원 신분에 어떤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불안감을 느끼게 해 조합활동을 위축시켰다”고 판단했다.

이어 “위원장 최씨가 노조를 통합함으로써 자신의 사적 이익만을 위해 노조를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어가고 있다”는 발언을 해 최씨를 모욕한 것도 불법행위가 인정된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