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의 베트남 진출 열기가 뜨겁다. 베트남은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등 메콩강 경제권역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국가로 진출하는 거점 지역이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유통, 물류, 보험 등 다양한 업종에서 시장 개척에 나서거나 기존 진출 사업을 확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중소기업들도 중국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인건비와 세제혜택 등 우호적인 사업 환경 덕분에 베트남으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
14일 대한상공회의소와 재계에 따르면 최근 대기업 총수와 베트남 정·재계 인사들의 교류가 눈에 띄게 잦아졌다.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은 지난 9일 한국을 방문한 쯔엉떤상 베트남 국가주석을 본사로 초청해 교류 활성화와 경제 협력을 논의했다. 금호아시아나는 아시아나항공이 1993년 국내 최초로 호찌민에 취항한 것을 시작으로 금호건설과 금호타이어, 금호고속 등 계열사들이 활발히 사업을 펼치고 있다.
LS전선 구자열 회장도 쯔엉떤상 주석과 만나 협력 강화 방안을 모색했다. LS전선은 1996년 베트남에 진출해 매년 3억5000달러 안팎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은 앞서 지난달 25일 대한생명 신은철 부회장과 한화건설 김현중 부회장, ㈜한화 무역부문 박재홍 대표, 한화투자증권 이명섭 사장과 함께 베트남 하노이를 방문했다. 한·베트남 경제협력포럼을 결성한 김 회장은 호앙쭝하이 베트남 부총리를 예방하고 투자 협력을 논의했다. 한화는 2009년 대한생명이 국내 보험사 중 처음으로 베트남에 진출했고, 한화건설은 호찌민 신도시 개발 프로젝트와 고속도로 건설사업 참여를 추진 중이다.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은 지난 7월 하노이에서 마이후틴 U&I그룹 회장을 만나 내년 말까지 이마트 하노이 1호점 출점을 추진하는 방안에 관해 협의했다. 정 회장은 이마트의 동남아 진출에 베트남을 주요 거점으로 활용할 방안이다.
중국 사업 실적이 저조한 롯데마트는 지난 9월 롯데베트남쇼핑의 자본금을 5000만달러 증액할 수 있도록 베트남 투자 당국으로부터 허가를 받아 사업에 탄력을 얻었다.
대기업들이 이처럼 베트남에 관심을 갖는 것은 중국을 대체할 ‘기회의 땅’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중국이 일정 규모를 넘지 않으면 투자를 거부하는가 하면 인건비가 무섭게 오르자 공장을 베트남으로 이전하려는 기업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베트남에는 삼성전자가 휴대전화 공장에 1만여명의 직원을 두는 등 2500여개의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진출해 있다. 대한상의 베트남사무소 집계에 따르면 우리 기업의 베트남 누적 투자건수는 2823건, 투자금액은 234억달러로 세계 1위다. 베트남 투자금액에서 한국은 미국(7위)과 일본(4위), 싱가포르(3위) 등을 앞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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