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업계가 통상임금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올해 초 업계 맏형격인 삼성전자 (1,321,000원 1000 0.1%)와 LG전자 (73,400원 300 0.4%)가 통상임금 협상을 마무리함에 따라 순조로울 것으로 예상됐지만 노사 간 입장차이가 커 임금협상 자체가 지연되거나 통상임금 협상이 보류된 케이스도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 (51,000원 1250 2.5%)를 비롯해 LS전선 등 LS (71,200원 300 0.4%)그룹 전자계열사와 동부대우전자 등 동부그룹 전자계열사들은 통상임금 인정범위와 관련해 노사 양측이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SK하이닉스 노사는 지난해 사상최대 실적을 고려해 기본급 6.3% 인상안에 합의했다.

이는 올해 기본급 1.9%를 인상한 삼성전자(호봉승급분 및 통상임금 등 반영시 4.4% 수준)와 생산직 임금동결을 결정한 LG전자보다 한층 높은 수준이다.

이와 함께 SK하이닉스는 임금피크제 및 60세 정년연장안도 내년부터 전격시행키로 가닥을 잡았다. 기존 57세이던 정년을 60세로 연장하고, 58세부터 임금피크제를 적용해 매년 10%씩 임금을 단계적으로 낮추기로 했다. 정년연장과 임금피크제는 내년부터 본격 적용된다.

다만 SK하이닉스 노사는 끝내 통상임금 인정범위에 대해선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평년보다 한달 이상 협상을 더 했지만 양측의 입장차가 다소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회사 관계자는 “통상임금 문제는 기본급인상률, 임금피크제, 정년연장안 등과 별개로 노사 양측이 시간을 두고 협상을 계속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LS그룹 전자계열사인 LS전선 등도 통상임금 인정범위를 높고 노사 양측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보통 6월 말~7월 초에는 임금인상률 합의안이 나왔으나 올해에는 아직 소식이 없다. 회사 관계자는 “통상임금 문제 등 처리해야 될 문제가 많아 올해에는 9월은 돼야 합의안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동부대우전자, 동부하이텍 (3,845원 25 -0.7%) 등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통상임금 문제로 임금협상 기간이 예년보다 길어지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생산직과 사무직은 임금체계가 다르지만 대체로 생산직 임금협상안을 토대로 기본급이 결정되는데 올해에는 아직 노사가 합의했다는 소식이 없다”며 “통상임금 인정범위에 대해 합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전자업계의 경우 자동차업계와 달리 통상임금 문제로 파업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시각이 많다.

업계 관계자는 “전자업계는 임금문제가 원만히 해결된 전례가 많다. 올해에도 회사별로 시간차는 있겠지만 파업 등 극한대립 상황까지 전개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