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가 극동전선, LS전선, 티엠씨 등 이른바 선박·해양용 전선 ‘빅3’의 지난해 해당 분야 사업 실적을 분석한 결과 전년대비 저조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극동전선의 경우 선박용 전선 사업 매출이 전년(2575억5858만원)대비 17.1% 감소한 2135억1188만원을 기록했다.
선박·해양용 전선 사업 비중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티엠씨도 2014년 3680억2725만원에서 지난해 3596억7734만원으로 매출이 줄었다.
LS전선은 선박·해양용 전선을 포함하고 있는 산업용특수케이블 부문의 생산 가동률이 97.5%에서 95.8%로 1.7%p 가량 감소했다. 이는 특히 지난해 LS전선 전선사업부문의 각 품목별 가동률 중 가장 낮은 수치였다.
조선 산업이 물량 가뭄과 경영난 등으로 심각한 위기에 봉착한 탓에 후방산업인 전선시장까지 휘청거리는 모양새다.
실제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업계 대표 ‘빅3’가 지난해 기록한 영업손실만 해도 6조원에 달한다.
대우조선의 경우 2조9371억원에 이르는 영업손실을 냈으며, 삼성·현대도 각각 1조5000여억원의 손해를 봤다. 여기에 대우조선은 3조3000여억원, 삼성은 1조2000여억원, 현대는 1조3600여억원 등 빅3 모두 천문학적 수준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이처럼 조선 빅3가 동시에 수조원대의 손실을 낸 것은 사상 초유의 일로, 업계 내외부에서 느끼는 위기감은 어느 때보다 높다.
더구나 올해 국내 조선업계 1분기 수주잔량이 12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리서치기관의 분석과 일부 조선 빅3의 경우 1분기 한척의 선박도 수주하지 못했다는 소식은 조선업 위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예측도 불가능한 상황을 만들고 있다.
이에 따라 선박·해양용 전선 제조사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기존 수주물량 덕에 당장은 일거리가 남아있지만, 조선업의 수주절벽이 장기화될 경우 전선업체에까지 물량가뭄이 파급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한때 전선업계 ‘블루칩’으로 꼽힐 만큼 활황세를 탔던 선박·해양용 전선 시장의 불붙는 수요를 따라가기 위해 거액을 투자, 생산설비를 확대했던 업체들에게는 생사를 좌우할 심각한 위기가 될 수도 있다.
선박용 전선업체 A사 임원은 “2005년 이후 선박·해양 시장이 호황을 맞으면서 납기를 감당 못했던 전선업체들은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물량을 맞춰나갔다”며 “불경기에 접어들고 관련 시장의 거품이 걷히면서 증설된 생산설비가 부메랑으로 돌아와 업체들의 목을 조이고 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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