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글로비스측 "동진오토텍 경영악화 이유 사업 반납"
26년 흑자 기업 노조설립되자 하루 아침에 폐업·매각
노조측 공장사수 강력 투쟁… 금속노조 연대투쟁 방침

금속노조울산지부 동진지회가 1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투쟁구호를 외치고 있다.

(울산=포커스뉴스) 설 연휴 이후 울산지역 노동계에 '동진오토텍 사태'라는 뜨거운 불쏘시개가 던져졌다.

26년간 흑자를 기록하며 잘 나가던 기업이 경영주로부터 하루 아침에 '폐업' 이라는 사망선고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를 노동계는 이제 막 신설된 노조를 파괴하려는 현대자동차그룹의 배후 조정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따라서 지역 노동계는 동진오토텍의 폐업이 철회되지 않을 경우 강력한 연대투쟁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속노조울산지부 동진지회(지회장 임송라)는 1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기습적인 업체 폐업을 중단하라"고 경고했다.
또 "현대자동차그룹은 동진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동진지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3일 동진오토텍 예국권 회장으로부터 예고 없이 "회사를 폐업하겠다"는 황당한 통보를 받았다.

노조 측은 "예 회장으로부터 회사 폐업에 대한 특별한 이유를 듣지 못했고 또 회사를 폐업해야할 이유도 못찾았다"고 밝혔다.

다만 노조는 "지난해 10월 3일 노동조합이 설립된 후 노조를 와해시키려는 시도들이 파악됐는 데, 이 시도가 현실화된 것"이라고 단언했다.

동진오토텍은 동진로지텍, 동진기업 등 자회사 두 곳을 거느린 울산지역 중견기업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진오토텍은 2015년 310억원 매출에 영업이익 11억원을 기록했다.

동진기업은 현대차 울산공장에 입고된 제품 상하차 업무를 하고, 동진로지텍은 포장화물 사업을 한다. 동진오토텍은 모듈 등 부품을 납품한다. 사실상 한 회사처럼 운영된다.

3개 회사 직원만 440여명이다.

지난해 10월 동진오토텍과 동진로지텍 노동자 180여명은 금속노조에 가입해 지회를 설립했다.

동진지회 측은 "이 때부터 현대자동차 주변에선 노동조합을 깨기 위해 동진오토텍이 매각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고 했다.
지회에 따르면 동진오토텍은 현대글로비스의 도급업체다.

매년 계약을 연장하는 데, 도급 계약기간은 올해 3월까지다.

그런데 동진오토텍은 계약기간이 남았는 데도 사업을 포기했다.

특히 동진오토텍 차제사업부는 1일부터 휴로스란 업체로 사명이 바뀌어 회사가 넘어갔다.

노조에 가입되지 않은 200여명의 근로자가 단기계약직으로 휴로스에 입사한 상태다.

동진지회 측은 "휴로스는 경기도에 기반을 둔 업체"라며 "동진오토텍에 '차체부문 이관 공문'을 붙일 때 휴로스와 현대글로비스가 동시에 작업한 것을 보면 이번 사태는 현대글로비스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한 것을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동진오토텍 차체부분이 휴로스에 넘어가듯이 다른 사업부도 다른 기업에 매각 되면 동진지회는 사라지게 된다.

이에 따라 동진지회는 "매각 중단과 생존권을 보장하라"는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동진지회는 "예 회장이 기업 폐업과 매각을 철회하지 않으면 공장사수 투쟁과 더불어 본사 항의농성에 돌입할 것"이라고 항변했다.

이에 금속노조는 울산지부 역시 "'동진오토텍 사태'에 대해 4만6000여 조합원들은 물론 이고 17만 금속노조의 힘으로 단호히 투쟁해 나가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한편 현대글로비스 측은 동진지회 측이 주장한 노조활동 개입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현대글로비스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동진오토텍에 발송한 '차체부문 인수일자 통보'는 순차적으로 진행된 사안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해 12월 30일 동진오토텍으로부터 처음으로 사업(도급계약) 반납의사를 받았다.

이후 현대글로비스는 지난달 10일 동진오토텍에 사업유지를 요청했지만, 12일 동진오토텍으로부터 사업반납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에 따라 현대글로비스는 지난달 16일 동진오토텍의 순차적 사업반납을 승인한 후, 23일 최종 생산 안정화를 위해 사업순차 반납을 알린 내용이라고 해명했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동진오토텍이 든 사업반납 이유는 부채비용 증가와 당기순이익 감소로 인한 경영악화였다"며 "이번 동진오토텍 사태는 동진오토텍이 더 이상 사업을 추진할 의사가 없어 추진된 사안으로, 현대글비스는 동진지회의 어떠한 노무활동에 개입한 바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