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사업에 주력하는 가운데 2~6세대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생산을 주로 하는 구미공장에서 구조조정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구미공장 인원축소에 전환배치 잇따라

1일 디스플레이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안에 구미공장 2·3·4세대 LCD 패널 생산라인인 P2·P3·P4공장을 폐쇄한다. LCD 생산라인을 OLED 라인 등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다. P2·P3공장은 6월, P4 공장은 12월에 폐쇄된다. 이를 위해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부터 P2·P3공장 가동률을 낮추는 식으로 다운사이징에 나섰다.

올해 1월에는 P4공장에서 구조조정을 했다. 이 과정에서 강제발령 논란이 불거졌다. 근무지와 주거지를 옮겨야 하는 직원들의 불만이 터진 것이다. 회사는 P4공장 인력을 다른 생산라인에 재배치하고도 180명이 남자 이들을 파주공장에 전환배치했다. 이 중 110명은 전환배치에 응했지만 70명은 거부했다. 대다수(63명)가 여성인 데다, 절반 가량이 기혼자였던 이들은 주거지를 구미에서 파주로 옮기는 것에 부담감을 토로했다.

직원들은 "구미에서 파주로 가라는 건 강제발령이나 마찬가지"라고 반발했지만 결국 42명은 이달 1일자로 파주공장으로 배치됐고, 나머지는 퇴직이나 육아휴직을 선택했다.

베트남 모듈공장 가동 파장은?

회사 관계자는 "구미공장을 계속 축소하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 배치할 곳이 없다"며 "강제발령이 아니라 구조조정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해명했다. 채근욱 LG디스플레이노조 구미지부장은 "파주는 새로운 공장들이 신설되면서 인원 여력이 있지만 구미는 티오가 없는 게 사실"이라며 "파주로 전환배치되는 분들의 고충을 덜기 위해 노조에서도 여러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구미공장에 구조조정 이슈가 잠복해 있다는 것이다. 상·하반기 P2·P3·P4공장이 폐쇄되면 이 공장 직원들의 거취를 놓고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이뿐만이 아니다. LG디스플레이가 베트남 하이퐁시에 짓고 있는 모듈공장이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 가동된다. 파주와 구미에서 생산된 패널을 가져가서 부품을 부착하는 모듈 조립작업(패널 후공정)을 담당하게 된다. 구미공장 모듈공장(M3·M4·M5) 물량이 베트남으로 옮겨질 가능성이 높다. 구미공장 모듈공장 인력축소가 예상된다. 실제 구미공장에서는 "모듈공장 인력들도 조만간 파주나 베트남으로 전환배치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회사측은 "올해 모듈공장 인원변동은 없다"면서도 "내년에 베트남 라인 상황을 봐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