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천문학적’, ‘수백조원대’ 등으로 막연하게만
추정돼온 황우석 서울대 석좌 교수의 줄기세포 연구가 지닌 경제적 가치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이 최초로 이뤄졌다.
비록 최근 생명윤리 논란에 휩싸여 있지만 황 교수를 비롯한 국내 생명공학계의 줄기세포 연구가 지속된다면 2015년쯤에 우리나라는
최대 33조원의 국부를 창출해 낼 것으로 전망됐다.
◆3개의 시나리오=우리나라 과학기술정책의 ‘브레인 센터’ 역할을 하는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은 28일 ‘황우석 연구
성과의 경제적 가치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2015년쯤 황 교수를 비롯한 국내 줄기세포 연구진의 성과가 창출할 국부를 연간
6조6000억원에서 33조원으로 추정했다.
이 보고서는 앞으로 10년후 줄기세포 연구 성과가 전세계적으로 창출해낼 질병치료 시장과 국내 의료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을 관련
인프라·기술적 안정성·경제성·소비자 신뢰성 확보 여부에 따라 ‘낙관적’, ‘중립적’, ‘보수적’의 3개 시나리오로 예측했다.
그 결과 우리나라는 낙관적일 때 연간 324조원 규모로 성장할 줄기세포를 활용한 전세계 질병치료 시장에서 약 33조원을 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됐다. 중립적인 경우에는 연간 194조원대 시장에서 19조8000억원, 보수적일 때에는 연간 65조원대 시장에서
6조6000억원을 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우리나라가 현재 보유한 배아줄기세포 관련 연구성과의 기술가치가 전세계 총합의 17%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한 결과에 따라
추정된 액수다.
◆줄기세포 시장의 엄청난 규모=황 교수 연구성과의 경제적 가치가 이처럼 막대한 것은 그만큼 전세계 줄기세포 치료의 수요가
폭발적이기 때문이다. 줄기세포 연구의 초점은 현재 파킨슨병, 척수손상, 알츠하이머성 치매 등 신경계 질환과 당뇨병 등 환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 분야에 맞춰져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00년 기준 전세계 환자 수가 1억7000만명으로 추정된 당뇨병 치료 시장의 경우 2020년에
2000억달러(약 2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또 학술지 ‘사이언스’는 줄기세포로 치료할 수 있는 각종 질환자 수가
전세계적으로 2억560만명(2000년 기준)에 달한 것으로 소개했다.
◆특허 확보와 주도권 유지=STEPI는 줄기세포 연구로 막대한 국부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의료산업 육성, 핵심 기술·인력 확보와
함께 특허 확보 및 줄기세포 연구경쟁의 주도권 유지가 시급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우리나라가 가진 가장 큰 취약점은 황 교수 연구성과 이외에 줄기세포 획득·배양·분화·치료 적용의 모든 단계에 필요한 핵심 특허를
전혀 가지지 못한 것인 만큼 이를 다른 나라보다 먼저 확보하고 연구 주도권을 계속 쥐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설립된 세계줄기세포허브에 각국 연구진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까닭은 자국에서는 까다로운 배아복제에 따른 윤리적
부담을 한국에 떠넘기고 허브에서 제공한 줄기세포를 활용, 연구하겠다는 속셈이 감춰져 있는 만큼 이를 역이용해 관련 연구의 국제적
중심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