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너나 유사휘발유 등 가짜 휘발유 판매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경기도내 상당수 주유소가 대기업의 간판을 내걸고 버젓
이 불량 석유를 판매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17일 산업자원부와 한국석유품질관리원 등에 따르면 지난해 도
내 2천여 주유소 중 평택 8곳, 포천 5곳, 동두천·고양·남양주·양
주 각 4곳, 수원·의정부·여주·이천 3곳 등 모두 75개 주유소가
정품이 아닌 유사휘발유나 부적합 석유제품을 판매하다 적발됐
다.
화성시 안석동 Y주유소는 ‘H’사 간판을 내걸고 휘발유와 석유화
학제품을 7대 3의 비율로 섞어 판매했고, 동두천시 동두천동 D
주유소는 ‘G’사 이름으로 경유에 등유 10%를 혼합해 판매하다
적발됐다.
또 수원시 팔달구 D주유소도 ‘S’사 브랜드를 내세우며 바이오디
젤 20%를 섞은 품질부적합 혼합유를 판매했으며, 의정부시 자밀
동 J주유소도 ‘I’사 간판을 내걸고 혼합유를 판매하다 적발됐다.
특히 일부 주유소에서는 희석제와 솔벤트 등 용제류를 혼합한
‘유사휘발유’를 판매하는 등 유종간 세금차이를 노려 부당이득
을 챙겨온 것으로 드러나 대기업의 상호를 믿고 찾은 운전자들
에게 피해를 준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주유소에서 불량 석유가 판매되는 것은 최저가격 경쟁으
로 경영난에 시달리는 일부 주유소들이 마진율을 높이기 위해
정품에 화학제품 등을 섞어 판매하고, 과포화 상태에 이른 주유
소들이 출혈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운전자 김모씨(35·수원시 팔달구)는 “대기업 간판을 내걸고 정
품이 아닌 유사휘발유를 판매하는 것은 소비자를 기만하는 처
사”라며 “주유소조차 정품을 팔지 않으면 어디서 기름을 넣어야
할 지 고민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석유품질관리원 관계자는 “상당수 주유소에서 유
사휘발유 등 품질부적합 제품을 판매하다 적발됐다”며 “대기업
의 브랜드만 믿고 주유소를 찾거나 싼 제품을 선호하는 운전자
들의 피해가 우려되는 만큼 소비자들의 의식개선 및 신중한 주
유소 선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