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영수증 발급 급증

대졸자 초임 연봉 3000만원 수준의 중견기업에 근무하는 이 모   씨(33ㆍ경력 4년차) 가 동료 신 모 씨(30ㆍ 경력 3년차)에게 묻   는다. "이번 연말정산 얼마나 받았어?"(이씨) "160만원."(신씨) "뭐야? 난 120만원 받았는데. 도대체 뭐가 다른 거지?"(이씨) "나는 현금영수증을 많이 썼잖아."(신씨) "그래? 나는 현금영수증을 전혀 안 썼는데… 그것 때문에 40만 원 차이가 난 건가?" (이씨)   이씨는 당장 회사에서 일괄적으로 나눠주는 현금영수증 전용카 드를 받았다. 커피전문점에서 차를 마실 때나 담배를 살 때도 5000원 이상 쓰 기로 결심했다.   연말정산이 끝난 뒤 현금영수증 발급이 크게 늘고 있다. 소득공제 혜택이 생각보다 작은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 보니 신 용카드 사용은 예년 과 크게 다름이 없는데 현금영수증 발급을 못 받았기 때문이라고 본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 담배 2갑 사고도 영수증 챙겨＝갓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에 성공한 문장호 씨(27 )는 매주 5000원어치 로또복권을 산다. 하지만 올해부터 그는 복권을 지하철, 버스정류장에 있는 로또 판매상에서 사지 않 는다. 대신 편의점을 애용한다. 이유는 로또 판매상은 현금영수증을 잘 발급해 주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편의점에서는 로또복권을 사면서 현금영수증을 받을 수 있 다. 아는 사람끼리 '커피 품앗이' '담배 2갑 사기' 등의 현상도 심심 찮다.   장 모씨(여ㆍ33ㆍ서울시 화곡동)는 직장동료 안 모씨(32ㆍ여)와 점심식사 후 커피 전문점에서 차를 즐긴다. 하지만 반드시 두 사 람의 차값은 5000원이 넘도록 계산한 뒤 현금영수증을 번갈아가 며 받는다.   서울 중구 필동 남산골 식당 주인 신현주 씨(46)는 "얼마 전에는 4명의 손님이 더 치패이로 4000원씩 냈는데, 그 중 한 명이 1만 6000원짜리 현금영수증을 요구해서 받아갔다"고 말했다. 점심시 간에는 현금영수증 챙기느라 바쁘다는 말도 덧붙였다.   창원시 신월동에 사는 이 모씨(34)는 올 들어 한 갑에 2500원짜 리 담배를 꼭 2갑씩 사고 현금영수증을 받는다.   ◆ 지난달 24일 이후로 급증＝국세청의 현금영수증 사업자 중 최대 규모급에 속하 는 'KS넷'에 따르면 이 회사를 통해 발급된 현금영수증 건수는 지난 1월 24일을 전 후로 크게 늘었다.   1월 23일까지 하루 평균 16만8109건이던 현금영수증 발급건수 가 1월 24일 이후부터 는 하루 평균 20만9438건으로 늘었다.   근로자 월급날을 기점으로 현금영수증 발급이 25%가량 늘어난 것이다. 특히 설날 연휴 발급된 현금영수증은 28일 20만7000건, 29일 7 만5500건, 30일 14만 5000건으로 평균을 밑돌았다. 전문가들은 △월급을 받았기 때문에 소비를 많이 한 효과                 △설날 소비효과                 △연말 정산 후 현금영수증 발급을 결심한 사람들                    증가 효과 등을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