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비 너무 나왔다 했더니…

지난해 갑작스럽게 구토와 현기증을 일으켜 충남 모 종합병원을   찾은 이모(28ㆍ여)씨는 뇌출혈이 의심돼 자기공명단층촬영(MRI)   을 받아보자는 의사 소견을 들었다.   이씨는 MRI에서 뇌출혈이라는 진단이 나와 치료를 마치고 퇴원   했다. 그런데 나중에 MRI 비용이 45만원이나 청구된 것을 알고   깜짝 놀랐다.   주위에 알아보니 뇌출혈이라는 의사의 소견이 있는 경우 건강보   험 대상이어서 이렇게 많이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씨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진료비 확인신청을 접수했고 얼   마 후 22만원을 환불 받을 수 있었다. 병원이 건보 비급여 대상   으로 청구했던 것이다.   병ㆍ의원들이 건보 급여 대상 진료비를 비급여 처리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병ㆍ의원들이 환자에게 돈을 받은 뒤 수입으   로 잡지 않으면 과세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건보심평원은 지난해 ‘진료비용 확인신청 제도’를 통해 환자들   에게 되돌려준 진료비가 총 14억8,100만원으로 집계됐다고 6일   밝혔다. 2003년도의 2억7,222만8,000원, 2004년 8억9,277만   7,000원보다 크게 늘어났다.   ‘진료비용 확인신청 제도’는 환자들이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   고 지불한 비용이 과다하다고 생각되거나 비급여 대상으로 진료   받은 내역이 혹시 건보 적용대상에 해당되는지 여부가 의심될   때 확인 및 진료비 환불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한 장치로 2003년부   터 시행돼 왔다.   지난해 심평원에 접수된 확인신청은 총 1만1,139건으로 이중   3,248건(29.2％)에 대해 환불 결정이 났으며 민원사항 해소 및   의료기관과 환자 간의 상호 합의로 취하된 경우는 4,969건   (44.6％), 진료비청구 정당 판정이 919건(8.3％) 등이었다.   환불 사유는 의료기관이 건보 급여 대상 진료비를 임의로 비급   여 처리한 경우가 45.6％로 가장 많았다. 보험 수가로 포함돼 있   는데도 환자에게 진료비를 받아 내는 경우 역시 16.9％나 됐다.   심평원 관계자는 “병ㆍ의원이 고의나 실수로 부당청구하는 경우   가 많지만 MRI 진단의 경우 급여 대상과 비급여 대상을 나누는   기준이 모호, 병원들마다 다르게 적용하는 경우가 있어 기준개   선을 정부에 요구했다” 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