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성 회장 등 무혐의...민주노총 "노동부는 재벌 앞에 비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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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부는 창원 두산중공업에 대한 부당노동행위를 수사한 결과 "박용성 회장 등은 혐의점을 찾지 못했고, 김상갑 부회장 등은 혐의점이 일부 인정된다"며 9일 사건 일체를 검찰로 송치했다. 이와관련, 민주노총측이 '미온적 수사'라며 반발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창원지방노동사무소는 고 배달호 분신사망사건 이후인 올해 2월부터 금속노조 두산중지회 등에서 검찰과 노동부에 고소·고발한 두산중공업의 부당노동행위 여부에 대한 조사를 벌여 왔다. 수사 결과는 6월 9일 검찰에 송치했으며, 기소 여부에 대해서는 검찰이 판단하게 된다.

창원지방노동사무소는 박용성 회장과 박지원 부사장, BG(비즈니스그룹)장 등 3명에 대해서는 혐의를 찾지 못했으며, 김상갑 두산중 부회장과 김종세 부사장, 정석균 관리본부장, 임상갑 노사문화팀장 등 8명에 대해서는 혐의사실이 인정된다는 의견을 첨부해 검찰에 송치했다. 부당노동행위가 일부 인정된 김상갑 부회장 등에 대한 기소 여부는 검찰이 판단하게 된다.

창원지방노동사무소 관계자는 "고소고발 사건으로 검찰의 지휘를 받아 조사를 했다"면서, "기소 여부는 검찰에서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노동부의 두산중에 대한 부당노동행위 여부를 밝히기 위한 조사는 대대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노동사무소 관계자는 고소인과 피고소인, 참고인을 포함해 150여명에 대해 수사를 했으며, 수사 자료만 해도 5000여쪽이 넘는다고 밝혔다.

당초 4월경 노동사무소의 수사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정되었으나 늦어진 이유에 대해 창원지방노동사무소 관계자는 "노조에서 추가로 고소를 하는 바람에 늦어진 것"이라 말했다. 금속노조 두산중지회는 2월 초 부당노동행위와 관련한 자료를 입수, 박용성 회장 등 13명에 대해 고소·고발했다.

박용성 회장이 피고소인이었지만 수사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해, 창원지방노동사무소 관계자는 "고소인과 피고소인에 대한 수사에서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박 회장의 관여 사실을 찾을 수 없어 수사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노동사무소의 이같은 수사 결과에 대해 민주노총은 반발하고 있다.

이흥석 민주노총 경남도본부 수석부본부장은 "확실한 자료를 노조에서 확보해 제출했음에도 최고 경영자를 수사하지 않고 마무리지었다"면서, "부당노동행위가 척결되지 않는 주요한 책임이 바로 노동부에 있고, 역시 참여정부의 노동부는 과거와 마찬가지로 재벌 앞에 비굴하다는 사실이 여지없이 드러난 것"이라 말했다.

민주노총 경남도본부는 6월 3일 창원지방노동사무소 앞에서 집회를 갖고, 결의문을 통해 "노동부는 호언장담하던 박용성 회장에 대한 소환조사도 용역깡패에 대한 처벌도 여론의 관심이 멀어지자 슬그머니 넘어가고 있다"면서, "노동부의 이런 태도가 바로 '대우자판' 등에서 블랙리스트가 아직도 판치게 하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