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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한국강구 조합원, 창원대로 쓰레기줍기 봉사활동

노동자들이 파업을 한다고 해서 공장 안에서 머리띠 두르고, 구호 외치면서 집회만 갖는 게 아니다. 창원공단의 한 복판에 있는 금속노조 한국강구지회(지회장 문종호) 조합원 50여명은 쓰레기 봉투를 들고 거리 청소에 나섰다.

33일째 파업을 벌이고 있는 이들은 11일 오전 한국강구 공장을 출발해 창원대로를 거쳐 충혼탑에 이르는 구간에 걸쳐 쓰레기를 줍는 청소를 벌였다. 이들 노동자들은 '청소파업'이라 불렀다. 쓰레기를 줍는 노동자들의 마음 속에는 '말끔하게 변한 도로처럼 노-사관계도 말끔히 정리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했다.

문종호 지회장은 "청소파업을 통해 노동자들의 억울함을 시민들에게 알리고자 한다"면서, "지나는 사람들도 많은 관심을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노동자들이 머리띠를 두르고 단체로 쓰레기를 줍는 봉사활동을 벌이자, 운전자들도 차량 문을 열어 손을 흔들어 격려하는 모습도 보였다.

금속노조 한국강구지회는 최근 회사측에서 손배가압류를 신청, 법원에 받아들여지는 바람에 어려움이 이만저만 아니다. 지회 간부 3명에게 7억원의 손해배상이 청구되어 이번 달부터 월급에서 50%를 회사가 가져가기 때문이다. 총 27명의 조합원들에게 손배가압류가 내려진 상태다. 거리청소에 나선 조합원들은 "부당해고 손배가압류 철회"라 쓴 펼침막을 들고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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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한국강구는 베어링 쇠구슬을 생산하는 회사다. 130여명의 사원이 있으며, 올해 3월 금속노조 지회가 설립되었다. 노조측에 따르면 "사측에 상견례를 요청했으나 사측은 '민주노총과 금속노조를 탈퇴'하고 자체적으로 교섭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는 것.

회사는 노조측의 교섭에 응하지 않았고, 노조측은 지난 4월 15일 조정신청을 거쳐 4월 17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해 80%로 가결되어 투쟁에 들어갔다.

이러는 과정에서 전보발령과 해고(4명), 감봉(2명) 조치가 내려졌으며, 현재는 손해배상청구가 법원에서 받아들여진 상태다. 지회는 지난 5월 9일부터 파업에 들어갔으며, 오늘까지 파업 33일째를 맞고 있다.

현재 노-사 쟁점이 되는 사항은 여러 가지다. 임금인상과 단체협약 체결, 해고 철회 여부, 손해배상가압류 철회 여부, 고소고발 취하 여부 등이다. 한국강구지회는 거리청소를 비롯해 다양한 형태의 투쟁을 계획하고 있다.